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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에 이끌림 ... 원초적 본능이다”

매공tea 2009. 12. 7. 15:34

“단맛에 이끌림 ... 원초적 본능이다”

 

한겨레신문 2005년 10월 13일

 

단 음식을 특별히 즐길 일이 없었던 김유곤씨 야근이 잦은 직장에 다니는 그는 지난 달 말부터 무척이나 던 빵을 먹기 시작했다. 시작은 가벼웠다. 출출한 김에 밤 11시께마다 매장 개점을 앞둔 업체에서 회사로 찾아와 나눠주는 공짜 빵을 한두개씩 먹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무료 시식 행사가 끝난 뒤에도 시곗바늘이 밤 11시를 가리키면 ‘파브로프의 개’처럼 단맛이 당기는 것을 참기가 힘들어졌다.

 

신진대사 위해 포도당 필수

적당히 먹으면 ‘활력제’

많이 먹으면 ‘우울증’

“정제당 하루 5티스푼 이내로”

 

단맛 선호는 인간의 본능?

인간은 왜 그렇게 쉽게 단맛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일까? 리즈 엘리엇은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에서 “양수 내로 달콤한 맛을 내는 물질을 주입하면 태아가 양수를 더 많이 삼킨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단 맛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하고 말한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단맛이 내재성 아편을 분비시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기들에게도 동일한 현상이 있는 듯하다”며 그 달콤한 본능의 원인을 적고 있다.

 

단맛 중독은 탄수화물 중독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가운데 ‘중독’이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따라붙는 것이 바로 단맛이다. 단맛 중독은 엄밀히 말해 ‘탄수화물 중독’인데, 단맛을 내는 당분이 탄수화물로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탄수화물 중독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몸은 신진대사를 위해 탄수화물의 가장 작은 단위인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핏속에 들어간 포도당이 혈당인데,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 속의 인슐린이 분비된다. 당을 분해해 대사 에너지로 쓰기 위해서다. 채소나 곡류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서서히 분해되고, 따라서 인슐린도 적당히 분비된다. 하지만 섵탕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빠르게 당으로 전환되고, 순간적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이를 분해하기 위해 인슐린도 과다분비된다.

인슐린이 과다분비되면? 혈당이 다시급속도로 분해돼 아이러니 하게 도 저혈당 중세에 빠지게 된다. 탄수화물이 지천에 널린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순간적으로 저혈당 증세를 완화해주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설탕 같은 탄수화물을 계속 섭취한다. 탄수화물중독이다.

 

탄수화물 중독과 스트레스는 찰떡궁합

인간의 뇌세포와 신경세포는 혈당만 에너지원으로 쓴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주로 뇌의 활동과 관련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뇌의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에너지를 보충해 줄 수 있는 탄수화물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단것을 더 좋아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대체적으로 남성들은 육체 활동이 많고 단순한데, 비해 여성들은 육체 활동이 적고 생각도, 스트레스도 많다. 뇌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많으니 단맛을 자꾸 찾게 되는 것이다.

또 당분을 섭취하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된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데 당분을 과다섭취하면 세로토닌 과다분비 상태에 맞춰 좋은 기분이 유지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당분을 섭취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우울증이 더 심해진다. 단것을 먹은 뒤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기분이 좋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나빠지고 성격도 안 좋아진다는 애기는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단맛 중독에 걸리면

 

재미 한의사 윤승일 박사는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질병은 탄수화물 중독증인 ‘메타볼릭 신드롬’. 대사증후군”이라고 말한다. 탄수화물, 특히 정제된 당분을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이 과다분비되고 결국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비만 등의 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2000년대 최에는 신드롬엑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제당을 어느 정도까지 먹어야 건강에 지장이 없는 것일까? 김상만 삼성제일병원 비만센터 소장은 “과일이나 꿀 같은 당을 내인성 당이라고 하고 설탕처럼 정제된 당을 외인성 당이라고 한다.”며 “모든 탄수화물에는 내인성 당이 있어 외인성 당은 안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굳이 먹어야 한다면? 전문가들은 하루 2-5 숟가락 정도로 그 양을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