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공 차 한잔 마시다/차 마시는 사람들

근대다인 - 응송스님이 말하는 초의제다법

매공tea 2009. 7. 5. 23:36

응송스님이 아주 몇년전 <다담(?) 2호>에 인터뷰 한 것 입니다.  

타자는 물론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초딩 아들에게 알바 시킨 것입니다.

수리(정리)한다고 했는데, 이해 안오는 것 있으면 야기해 주세요.

다음에 제 아들(태연이)보면 수고했다가 돈 천원이라도 주세요 - 알바비 작다고 안하려 하는 것 주먹으로 시키고 있습니다.

원본 가지신 분 여러 권 있으면 분양해 주세요.

 

 

국내최초공개 / 응송스님이 말하는 초의제다법

‘茶는 뜨거워야 하는거여’

뜨겁게 마실 수 없는 건 茶가 아니야

글 김대성



  “차는 찬디 뜨거운 차가 뭣잉가아는가? 그게 녹차여. 차는 뜨거워야 하는 거여. 뜨겁지 않은건 차가 아니여. 뜨거운 얼음이 있당가.”

  올해 96살의 응송 박영희스님의 차는 뜨거운 것이 특징이다.

  후후 불면서 마셔야 한다.

  하기야 응송스님이 만든 차를 마셔 본 사람 우리나라에서 몇 사람 안되겠지만 스님의 차를 마셔보면 입에 댈 수 없게 뜨겁다.

  “차라는 성질이 차가운 것이여. 찬 것을 찹게 마시면 병이 생기는 뱁이여. 요새 사람들 미지근하게 냉차를 마신다 하드라만 오래 마시면 병이 되는거여.”

  스님의 차를 마셔보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맛과는 판이하다.

  우려 낸 차 색깔은 황색 빛이다. 훌훌 불어뜨겁게 마신 후 조금 있으면 목구멍에서 화하게 시원한 기가 올라온다.

  속이 시원하면서 목구멍에서 표현 할 수 없는 향이 올라와 입 안에 퍼진다.

  응송스님의 차에서가 아니면 맛 볼 수 없는 특이한 맛이다.

  시중에서 손쉽게 구하는 차에서는 도저히 접할 수 없는 차향이다.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넣고 우려냈다가는 시래기 삶은 것 같이 쓰고 떫은 먹지못할 차가 되고만다.

  뜨거운 물로는 차맛을 내지 못하니 물의 온도를 70도 80도로 내려야 한다고 주의를 준다.

  심지어 40도까지 내려야 한다고도 한다.

  물을 식히는 것이 전체조건이 되어있다. 그래서 물식힘 사발이라는 것이 필수적이다.

  응송스님은 차를 우려내는 것을 침출하는 법을 보면 아무 어려울 것이 없다.

  주전자에 티스푼 가득 차를 넣고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붓고 1분이나 2분 가량 있다 잔에 부어 그냥 훌훌 마시는 것이다.

  “내가 배운 것이 잘못 배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렇게 배웠지라.”

  물을 식혀 차를 우려내는 것은 어느 지방의 특이한 방법인지 들어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릴 때 해남 대흥사에 들어가 20년간 다각생활을 했고 그 이후 80년에 가깝도록 차를 마셔오고 있지만 식은 차는 마셔본 일이 없다.

  열일곱살에 일본헌병의 눈을 피해 대흥사에 들어가 서호스님으로부터 수계를 받았다.

  그 후 현대 다성으로 추항받고 있는 초의스님의 법제자인 서암스님의 문중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서암스님으로부터 사후법계를 받아 초의스님 문중에 들게되어 자연히 초의스님의 종법손이 됐다.

  종법손이란 직계가 아닌 방계의 손이다.

  초의스님이 입적한 지 17년 후에 응송스님이 태어났고 또 그 17년 후에 머리를깎았지만 초의스님의 문중에 들 수 있는 것이 불법의 법이기도하다.

  아무튼 응송스님은 수계를 받고부터 절에서 차만을 맡아 심부름하는 다각생활을 20년간 했다.

  또 20년간 대흥사주지도 했다.

  소위 대흥사 다법이나 초의다법을 그대로 계승한 살아있는 증인이다.

  어쩌면 응송스님이 차를 따고 또 차를 만들고 스스로 침출해 마시는 이 차야말로 순수한 우리의 전통차 맛인지도 모른다.

  아니라고 가정을 할지라도 대흥사의 차법이라고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통사원의 차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살아있는 증인이라곤 응송스님을 빼고는 지금은 없다.

  이것이 전통적인 우리의 차라는 기록도 없다.

  응송스님에게 이 점을 꼬치 꼬치 따지고 질문을 하면 그냥 웃을 뿐이다.

  “쇠솥에 밥하는 법을 기록을 해두었당가? 나무는 이런 나무를 쓰고 불은 어떻게 때고 말여. 그런거 기록없어도 우리나라 사람이면 다 아는 것이여. 일본서 배워왔냐.  중국서 배워 왔냐.”

  1세기에 걸친 오랜 차생활 덕분인지 큰병 한 번 앓아보지 않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오고 있다.

  96살의 고령이라고 밉기 어렵다.

  이 나이면 보통 얼굴에 울긋불긋 피게 되는 저승꽃도 피지 않은 맒은 얼굴이다.

  안경 없이 책을 읽고 벌레 먹은 이도 없다. 흠이라면 귀가 조금 어두운게 흠이다.

  “이 나이 되도록 보약 한첩 먹어본 일 없제. 꼭 들어보라면 차덕이제.”

  식사후면 언제나 차 한잔씩 마시는 것이 습관으로 돼 있다.

  아침과 점심, 점심과 저녁 사이에 또 한잔씩을 한다.

  그러니 정확하게 하루 5잔을 마시는 셈이다.

  더도 안 마시고 덜도 안마신다.

  잔의 크기는 시중에서 파는 보통 찻잔보다 약간 큰 잔에 7부가량 따라 마신다.

  그야말로 기호음료가 아닌 생활음료다.

  “초의스님의 동다송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단말여. 천선인귀공애중(天仙人鬼共愛重)이라. 하늘이나 신선이나 사람 귀신까지 다 차를 애지중지 할 만큼 차는 좋은 것이란 뜻이여.”

  어쩌다 차행사에 초대받아 가면 하나같이 식어버린 차를 내놓는데 여간 고통스럽지 않다고 했다. 늘 보아도 정정하던 스님도 지난 겨울부터 기력이 많이 쇠한 것 갔다.

  “스님, 올 해 차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글씨, 이제 기운이 이래 없으니 부처님 곁으로 가야할 것 같혀.”

  다행히 응송스님의 다법은 제자인 박동춘씨(朴東春 36 경기도 시흥군 과천면 과천 주공아파트 726동 501호)가 10여전부터 응송스님 밑에서 그대로 전수받아 있다.

  어떻게 만들어야 전통 차법인지.

  그렇게 펄펄 끓는 뜨거운 물로도 차가 많을 수가 있으며 그토록 향기로운지.

  많은 차 애호가들은 응송스님의 차법에 의아심을 가져왔다.

  응송스님의 차 만드는 비법에 목 말라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응송스님과 박씨를 만나 한국차문화 발전을 위해 이 비법을 공개토록 특청을 했다.

  스님이나 박씨의 말대로 우리의 차문화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공개해야 하고 많은 사람이 순수한 우리의 전통 차향을 즐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사람이 있겠지만 스님이 밝히는 초의문중의 제다법을 처음 공개한다.

  콜롬브스의 달걀이란 비유가 있다.

  알고 보면 쉬운 것이지만 쉅다는 것이 더욱 어려운 것인지 모른다.

  불을 지피는 법이나 솥의 온도 또 섞는 법. 건조하는 법 등 쉬운 것 같지만 오랜 숙련이 필요하다.

  숙련 속에 노하우(KNOW HOW)라는 비밀이 숨어있다.

  아홉 번을 덖고 아홉 번을 비비는 구증구포이니, 생엽을 찌거나 데쳐내는 일반이 알고 있는 방법과는 판이 하게 틀린다.

  우선 조선쇠솥이 필요하다.

  불을 지피는 나무는 가지나무라야한다.

  차잎은 재배 차잎은 안된다. 야생 차잎이라야 한다.

  뜨거워진 솥에 든 생엽을 덖기 전에 뚜겅을 닦아 생엽에 골고루 열기가 가게 하는 법이라든지 한번만 비비고 뜨거운 방바닥에서 말리는 점은 상식의 혀를 찌르듯  특이하다.

  응송스님이 쓰는 야생 차잎은 전남 강진이나 담양, 대흥사 부근의 해남과 진도에서 구한다.

  일본의 차나무인 야부기다나 비료나 농약을 친 재배차는 애시당초가 이 차를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차를 덖는 솥은 두꺼운 조선솥이라야 한다.

  불을 때는 나무는 굴참나무나 참나무 등 나무의 몸통이 아닌 가지를 쓴다.

  참나무나 굴참나무 외에 산에서 나는 가느다란 가지나무를 베서 일 년 동안 쌓아두고 말린 후 사용한다.

  생엽을 따는 시기는 음력 4월 초파일 1~2일 전이나 3~4일 후에 딴다.

  생엽을 따서 바로 그 자리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가급적 오전에 딴 것은 오후에 만들기 시작한다.

  잘 마른 가지나무는 화력도 좋지만 솥의 온도를 잘 조정할 수 있어 차를 만드는데는 이상적인 나무다.

  솥 위에서 차를 덖는 사람과 불을 때는 화부와 호흡이 맞아야 한다.

  솥이 뜨겁다고 신호를 하면 화부는 화력을 줄이는데 가지나무라 쉅게 불을 줄일 수 있다.

  구태여 가지나무를 사용하는데는 가지나무가 타는 냄새와 수렴성이 강한 차잎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가지나무를 쓰는 자체가 전통이다.

  쇠솥이 적당히 달구어졌으면 생엽을 솥에 넣는다.

  달구어 진 상태는 손바닥이 닿으면 뜨거울 정도이다.

  솥에 넣는 생엽은 이슬이 듬뿍 묻은 잎일 경우는 관계없지만 잎이 말라 있으면 물을 뿌려 차잎을 촉촉하게 한다.

  솥 바닥에 생엽이 골고루 깔릴 정도로 깔고 솥뚜껑을 닫아 둔다.

  물기가 있는 차잎이라 뜨거워진 솥 안에서 지글지글하여 김이 뚜껑 사이로 올라온다.

  잎이 말라 있으면 탈 우려가 있고 잎이 타면 차가 고소한 맛이 난다.

  응송스님 차에서 고소한 맛이 나면 불합격이다.

  솥 뚜껑 사이에서 김과 함께 올라온 냄새가 풀냄새를 풍기는가 싶으면 솥뚜껑을 연다.

  스님의 독특한 차맛은 솥 뚜껑을 얼어만큼 닫고 있느냐에서 30%는 결정된다.

  뚜껑이 닫혀있는 사이 생엽은 이미 죽어있고 뜸이 들 정도의 시간이라야 한다.

  시간으로는 잴 수 없고 감각으로 재야 한다.

  뚜겅을 연 즉시 차잎을 덖는다.

  주걱으로 아니고 손으로 차잎을 툴툴 털어가면서 솥바닥에 잎을 늘어말리는 식으로 덖는다.

  이 때 불의 온도는 뚜껑을 닫고 있을 때와 같다.

  차잎이 열을 받아 툭툭 튀기도 한다.

  고루 고루 덖지 않으면 완제품 일 때 차에서 풀냄새가 난다.

  너무 덖으면 또 화근내가 나게 된다.

  차 빛깔이 맑고, 마시고 난 뒤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화한맛은 이 덖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제일 중요한 과정이다.

  덖어진 차잎은 준비된 돗자리에 빨리 옮겨 비비는 작업을 한다.

  비비는 작업은 왼손을 바닥에 댄 채 바닥에 깔린 뜨끈뜨끈한 생엽을 움켜 줜다.차잎을 쥔 왼손 모양은 바닥에 놓여진 달걀을 손으로 덮어쥐듯 새끼손가락과 식지 등 네손가락이 오므리듯 바닥에 닿인다. 엄지도 식지 가깝게 바닥에 깔린다. 엄지와 식지 사이에 튀어나온 차잎을 오른손 바닥으로 잘 비빈다.

  이렇게 비비다 보면 식지와 엄지의 위를 비비는 모양이 되고 얼른 보면 왼 손등과 오른 손바닥에 차잎을 넣고 비비는 모양이 된다.

  싹 싹 골고루 잘 비비면 차잎에서 맑고 뿌연물이 나온다. 하얀 기포가 생긴다.

  솥에서 갓 들어내 뜨거울 때 비벼야지 식으면 안된다.

  잘 비벼졌으면 차잎 한잎 씩을 툭툭 털어 돗자리에 죽 펴서 말린다.

  돗자리에 말린 때가 처음 말린다해서 초건이라 한다.

  적당히 말랐다 싶으면 이번에는 뜨끈 뜨끈한 쇠솥에다 다시 말린다. 이것을 재건한다고한다.

  재건을 할 때도 차잎이 탈 정도로 뜨거우면 안된다.

  뜨겁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은 그 중간의 온도이다.

  그냥두면 차잎의 한부분만 말라버리니 덖듯이 두 손으로 연신 차잎을 털듯 말려야한다.

  향과 맛을 마무리하는 순간이다.

  차잎이 자주 검게 변해간다. 잎속에서 함께 나온 진과 함께 이파리 하나 하나가돌돌 말려 굳어져간다.

  이렇게 말려도 줄기쪽의 수분은 완전히 마르지 않는다.

  뜨끈 뜨끈한 온돌방에 한지를 깔고 세 번째 말린다.

  차잎이 3개 4개씩 엉켜 붙어있지 않도록 각각 떼어서 밤새도록 완전히 말린다.

  솥에서 한번 덖고, 덖어진 차잎을 손으로 한번 비비고, 일단 말렸다가 솥에서 한번 말리고,  뜨거운 온돌방에서 말리고 나면 끝이다.

  문제는 응송스님의 제다과정 중 솥두껑을 닫고 얼마만큼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더도 덜하지도 않은 초의스님이 말한 중정의 묘가 필요한 순간이다.

  바로 이때가 노하우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숙련 밖에 없다.


  다 만들어진 차는 어떻게 보관하느냐가 중요하다.

  차를 보관하는 것은 옹기항아리다.

  옹기항아리를 깨끗이 씻고 말린다. 바싹 말리기 위해서는 불 위에 얹어 건조를 시킨다.

  깨끗이 씼어 말린 죽순 껍질을 옹기의 아래에 두껍게 깐다. 한지에 넣어진 차가 항아리에 닿지 않게 항아리 옆에도 죽순 껍질을 싸듯한다. 차가 담긴 한지 위에도 죽순 껍질을 깔고 옹기주둥이를 유지(油紙)로 덮고 그 위에 천으로 싸 끈으로 매서 장기 보관을 한다.

  항아리는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진 곳,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둔다.

  대략 한 달이나 보름 분을 옹기그릇에 떠내 대나무로 만든 차설합에 넣어 두고 차를 달여 마신다.

  몇 년 전 부터는 보통 1백g을 단위로 한지봉투에 포장을 해 항아리에 일년치를 넣어 두고 차를 달여 마신다.

  응송스님과 제자 박씨, 둘의 일년 양식은 대량 50봉지 가량.

  이중 20봉지 가량이 스님의 양식이고 나머지가 박시 분.

  50봉지의 분량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15명~20명의 차잎 따는 인부가 이른 아침부터 점심때까지 이틀을 따야한다.

  보통 강진이나 진도에서 점심때까지 딴 생엽을 스님이 살고 있는 광주 극락암까지 운반하다 보면 차를 만드는데 시간을 저녁이 되는게 보통이다.

  이틀간 차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가지나무는 지게 짐으로 한짐 반 내지 두짐의 분량이 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는 둘이서 마실 경우 티스픈으로 소복하게 한 스픈반이나 두 스픈 정도 주전자에 넣고 물을 한 홉 정도 넣는다.

  차를 울려내는 시간 또한 코 끝을 간질이는 감각으로 하지만 보통 1분 30초 가량이 될 것 같다.

  물은 철저하게 펄펄 끓는 물을 부어야 차가 제대로 우러나지 식은 물로는 특이한 맛과 향이 나지 않는다.

  응송스님이 차물에 쓰는 물 또한 보통 수돗물이 아닌 석간수를 쓴다.

  석간수를 쓸 때도 옹기항아리에 물을 담고 만하루 이상을 재워 두었다가 떠 쓴다.

  수돗물의 경우는 석간수와 달리 절대적으로  항아리에 물을 하루 이상 재워 두었다가 써야한다. 끓일 때에도 물이 펄펄 끓으면 주전자 뚜껑을 열고 일단 큰 김을 날려 보내고 차주전자에 붓는다.

  큰 김이 날아갈 때 수돗물의 각종 약품이 이 때 날라가고 석간수라도 물속의 이물질이 날아 가버린다고했다.

  차 색깔은 황색에 가깝지만 많기란 그지없으며 마시고나면 곧 목구멍에서 박하사탕을 먹으면 올라오는 화한기분과 같이 삼박하고 강한 차향이 입 안에 감돌게 된다.

  “워쨌던 차는 뜨거워야 하는거여. 혈액형이 A형 같은 태음인들은 특히 뜨겁게 마셔야 하는거여. 찬차를 마시면 오래지 않아 백발백중 병을 얻게 되어.”

  혈액형이 O형 같은 소양인에게 차는 바로 명약이 되지만 그래도 절대로 뜨거운 차라야 한다고 두 번 세 번 강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