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서60년
흐름 고유섭 ‘조선 탑파의 연구’ 첫선 ‘만다라’ ‘우리말 대장경’등 큰 획
사진설명: 광복이후 지금까지 출간된 주요 불서
광복
이후 지금까지 불교계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주목할 만한 책 60권을 선별했다. 학계 출판계 등 각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선택된 60권에는 경전(번역), 학술서, 자료집, 소설, 에세이집 등이 두루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60년 동안 쌓아온 불교계
역량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이라 할 것이다. 각 책 별로 간단하게 소개한다. <편집자>
1945년
해방 이후 1950년 6.25 전쟁을 거치면서 불교계는 물론 사회 안팎은 어둡고 혼란했던 시기였다. 따라서 불서로는 1948년 출간된 고유섭의
〈조선탑파의 연구〉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출간이 어려웠다. 또 해방 이후 불교계는 식민지 불교 청산이 최우선 과제였고, 1962년 4월11월
통합종단이 출범하기 전까지 ‘정화’가 불교계의 화두였다.
통합종단 출범과 함께한 1960년대는 ‘역경 출판의 시대’였다.
‘민족문화발전에 신기원, 팔만대장경 우리말로 완역, 사상 초유의 상설기구로 발족, 30년 계획 1억 5천 만원 들여’ 등의 수식어와 “역경사업은
교계뿐만 아니라 전 민족이 거족적으로 이룩하여야 할 문화적 사업이다”고 동국역경원 설립과 팔만대장경 완역 시작에 대한 조명기 당시 동국대총장의
치사는 1960년대 불교출판의 현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역경출판에 불을 당긴 것은 1963년 대한불교청년회의 〈우리말 팔만대장경〉출간이다.
이에 힘입어 1964년 종립 동국대 동국역경원 창설과 더불어 척박한 불교출판을 주도하게 된다. 역경원은 〈장아함경〉 〈불본행집경〉
〈중아함경〉 〈화엄경〉등을 잇달아 출간했다. 1960년대 중반에 이뤄진 이기영의 〈원효사상〉 출간은 당시 대내외 학계의 큰 관심과 방향을
일으켰다. 이 시기에는 파월 장병을 위한 불서보내기 운동도 전개했다.
1970년대 불교출판의 서장은 〈한글불교성전〉(1972)이
열었다. 당시 언론은 ‘우리말 불교성전 출간, 30일 회향 온 불자들의 오랜 숙원 성취, 통불교적인 색채 지녀, 한국불교의 실질적 토대화 이뤄’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붙였다. 역경원의 〈고려대장경〉(1976) 영인본 전 48권 완간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선종영가집〉,
〈불교사전〉등 여전히 불교출판의 중추역할을 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기치로 수필, 에세이,시 등 비문학계도 봇물처럼
쏟아졌다.
1960∼1970년 불교계를 주도해오던 불교출판이 다매체의 등장과 대중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1980년대 들어서는
비주류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술서, 전문서 등과 김성동의 〈만다라〉를 시작으로 불교소설의 시원을 이뤘다. 특히 불교학에
있어서 연구단계로 접어드는 개설서가 발간되기도 한 시점이다. 광복 이후 불교학의 최고 대가로 불리는 고익진 박사의 〈현대 한국불교의
방향〉(1984)은 시간이 흘렀지만 오늘까지 여전히 유효한 불교계의 문제를 지적한 저서가 됐다.
1980년 출판의 특징은
일서(日書) 등 번역서의 출판 붐이다. 현대불교학의 최고 집산지라 불리는 일본서적들의 번역본들이 대승불교사상을 중심으로 출간되기 시작해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1990년대 출판은 98년 IMF를 중심으로 크게 양분된다. 초반은 사회와 중생에 대해 진지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사회운동사적 수필류가 큰 인기를 끌었고, 1998년 이후 불교출판은 세기말적인 변화와 맞물려 새로운 문명의 대안으로 제시받고
있는 선에 관한 선서출간이 붐을 이룬다.
2000년도에부터 현재까지 명상류의 서적이 꾸준한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조계종이
발간한 〈조계종사〉(교육원 불학연구소,2004)와 조계종 사상 처음으로 발간된 〈간화선〉(교육원, 2005)은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 [불교신문 2154호/ 8월17일자]
▲도움
주신 분 : 김광식(부천대 교수), 서재영(동국대 강사. 본지 논설위원), 김시열(운주사 대표) ▲도움 받은 자료 :
〈한국근세불교백년사〉(삼보학회. 1965), 〈1945년 이후 한국종교의 성찰과 전망〉(한국종교사회연구소 편. 민족문화사. 1989),
〈한국근대불교사 연구〉(김광식 지음. 민족사. 1996), 〈한국기독교회와 국가, 시민사회 1945-1960〉(강인철 지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1996), 〈한국불교최근백년사 편년〉(정광호 지음. 인하대출판부. 1999), 〈한국 종교문화연구 100년〉(김성례 외
지음. 청년사. 1999), 〈한국근현대불교사 연표〉(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2000), 〈근현대불교의 재조명〉(김광식 지음.
민족사. 2000), 〈불교근세백년〉(강석주 박경훈 공저. 민족사. 2002) 등
=== 선정된 60권 개별
소개 ===
조선탑파의 연구. 고유섭. 1948. 을유문화사 왜곡된 한국미술 사학을 바로잡은 역작으로 한국 불탑을
연구하여 기원과 계통, 양식 등을 중심으로 체계를 세웠다. 19세기 독일 미술사학의 양식론을 활용, 우리나라 탑파의 시대와 순서를 체계화
했다.
불교학개론.김동화. 1954. 백영사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개론서’로 불교의 여러 학설을 체계화시켜 개론서의 틀을
형성한 책이다. 일본의 불교학자 우이 하쿠주(宇井伯壽)의 〈불교범론(佛敎汎論)〉을 바탕으로 서술됐다.
화엄학개론.김잉석.1960.
동국대 출판부 한국화엄사상사를 정립시킨 최초의 책으로 중국 화엄교학사 부터 원효, 의상, 희랑 등 한국화엄에 대해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국불교사와 선종사, 사회, 정치사 등도 통합적으로 다뤘다.
불교사전.이운허.1961. 법보원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사전으로
불교출판의 역사에서는 물론 불교대중화에 기여했다. 모두 19,700여 개의 소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간단하면서도 설명은 비교적 쉬운 우리말을
많이 썼다.
청춘을 불사르고.일엽스님.1962. 문선각 개화기 한국문단의 첫 여류문인이었으며, 여성 해방운동의 선구자였던
일엽스님의 자전적 수필집. 당시 5개월만에 5판이라는 경이적 판매량 기록해 서점가를 뒤흔든 화제의 책으로 떠올랐다.
우리말
팔만대장경.대한불교청년회.1963. 법통사 대장경 전체의 내용과 가르침을 접할 수 있게 한 우리나라 최초의 ‘경전모음집’이다. 한역
대장경에서 교리, 사상적으로 중요한 문구를 뽑아 적절한 우리말로 변역했다.
법구경.김달진 옮김.1965. 현암사 유기난의
한역대본을 기본으로 하고 기타 여러 판본을 두루 참조해 역술한 책으로, 각 게송마다 촌철살인의 짧은 설명을 덧붙여 읽는 맛과 함께 깨우침의
깊이를 더했다.
세속의 길 열반의 길.서경수.1966년. 원음각 수필과 수상(隨想)이라는 테마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불교의 가르침을 알리고, 비평했다. 철학적 사색과 지성적 시각으로 심도 있게 불교와 인도철학을 이야기했다.
원효사상.이기영.1967. 원음각 원효의 대표작인 〈대승기신론소별기〉를 철학적으로 분석, 연구한 책으로 원효의 저작과 사상에
대한 본격적 연구서다. 동서고금의 여러 문헌을 인용해 원효사상을 현대 철학적 논리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불교사.김영태
외.1968. 진수당 김영태·우정상교수가 쓴 이 책은 한국불교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국불교사 연구의 새장을 연 개론서다. 한국불교사를
총정리해 한국불교사상사와 문화사 및 교단사를 총괄하고 있다.
불교학개론.황성기.1971. 부민문화사 김동화 박사의 제자인
황성기 박사에 의해 새롭게 간행된 책으로 김동화 박사의 책을 약 3분의 1로 축약한 것으로 아주 간결하면서도 쉽게 풀어쓴 책이다. 한문불교용어를
한글로 풀어 썼다.
불교성전.성전편찬위.1972. 대한불교조계종 교화사업후원회 스님들과 불교학자들을 중심으로
‘불교성전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만 2년 만에 간행한 책. 최초의 불교성전인 동시에 대중불자들을 교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성에 의하여 만들어
졌다.
한국사상사-불교사상 편.박종홍.1972. 서문당 한국사상사 연구 속에서 최초로 불교사상에 대하여 그 가치와 의미를 발견
부여하고, 보다 객관자적인 입장에서 서술한 책. 불교학계와 일반학계를 통털어 불교사상의 큰 흐름을 제시한 단행본이다.
한용운
전집(전6권).1973. 한용운전집간행위원회.신구문화사 선승이자 시인, 독립운동가로서의 만해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불교유신론〉, 〈님의
침묵〉, 〈조선독립의 서〉 등 대표적인 저서와 글을 모았다. 미발표 유고, 산재된 언론의 기고문 등을 수록했다.
신라불교설화연구.황패강.1975년. 일지사 불교설화를 학문의 대상으로 올려놓은 책으로 신라시대의 불교설화에 대해 그 유형과
목적, 의의, 그리고 사상적 모티브를 경전에서 찾았다. 서술방식과 표현도 문학적이고 입체적이다.
무소유.법정스님.1976년.
범우사 1960년대 이후 불교계를 대표하는 주옥같은 명 수필로 꼽히는 이 책은 삶과 인생에 대한 고원한 지적 통찰을 통해 정치 사회 종교
등 각계각층의 모순과 부조리, 왜곡된 모습에 대한 시각을 담았다.
신라불교문학연구.김운학스님.1976년. 현암사 향가의
불교문학적 연구를 통하여 신라불교의 정체성을 찾은 책. 기존의 국문학자들의 관점과는 다른 입장에서 향가를 연구 분석하고 있다. 향가에 대한
불교적 시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불교찬술문헌총록.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1976 일연의 〈삼국유사〉 등 약 690여
권에 달하는 저술과 문집, 기타 언해본과 의식집 등 총 900여 종에 달하는 문헌을 조사하여 정리, 연구자들에게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불상.진홍섭. 1976. 일지사 석가여래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불상과 보살상에 대하여 교리적 의미와 기원을
기술한 책.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시대로 나누어 이 시기 조성된 불상 185구에 대하여 미술적 가치를
담아냈다.
불교교리발달사.김동화.1977. 보련각 ‘원시불교’, ‘부파불교’, ‘소승불교’, ‘대승불교’ 순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정리, 서술한 책. 불교교리의 역사적 발전 단계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인도불교학의 학설을 모두 정리
수록했다.
만다라.김성동.1979. 한국문학사 젊은 불교 수행자의 치열한 구도과정과 그리고 인간적 고뇌 사이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80년대 이후 문학도들로 하여금 불교적 모티브에 큰 관심을 갖게
했다.
한국불교가사전집.이상보.1980. 집문당 고려 말 나옹화상의 ‘서왕가’를 비롯해 중세 이후 근대까지 창작된 불교가사를
본격적으로 수집하여 작자와 해설을 붙혀 간행한 서적. 수집한 작품 70편에 대해 서지학적 측면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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