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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제2의 뇌다

매공tea 2009. 2. 6. 10:57

“손은 제2의 뇌다”

                                                          1998년 11월 16일 한겨레신문

어린이 창의성 발달에 몰두해온 인천교대 강호감 교수(과학교육과)가 요즘 과학교사나 학부모를 만날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손 기능 발달이 뇌 발달과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강 교수는 손 기능을 정교하게 함으로써 어린이 두뇌 발육을 자극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과 놀이를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젖가락질, 연필 깍기, 바느질, 뜨개질, 과일 깍기, 운동화 끈 매기, 실뜨기 놀이, 종이 접기, 악기연주, 타이핑, 레고 놀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는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손을 많이 쓰지 않는 다며 걱정스러워한다. “자동 연필깍기가 있으니 정교하게 칼을 쓰지 않게 되고, 단추만 누르면 신나는 게임을 할 수 있게되니 공기놀이나 실뜨기 놀이는 자연히 아이들과 멀어진다. 포크를 쓰면서 젖가락질을 못하는 아이도 흔하다.” 강 교수는 두뇌 발달은 어렸을 때 가장 활발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정교한 손 작업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뇌학회 회장인 서울대 서유헌 교수(약리학)도 “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손을 관할하는 부위”라고 말한다. 인체 각 부위의 기능을 관장하는 부분을 뇌 위에 펼쳐 지도를 만들면 뇌 핵심부분인 운동중추 사령실 면적의 30%가 손에 해당한다. 이 지도 위 인체는 손과 입, 혀가 크고 몸통은 아주 작은 기형적인 모습이다. 사령실 크기는 운동 정밀도와 복잡성에 따라 정해지므로 손가락 움직임이 얼마나 정교한 정보처리를 요구하는 지 알 수 있다.

 “인간은 450만년 전 두발로 걷게 되면서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을 하게 됐다. 그 결과 인간 두뇌는 발달하게 되었고, 마침내 찬란한 문명을 창조하게 되었다.” 서 교수도 정교한 손놀림이 인류 두뇌 발달의 원동력이 되었다며 이렇게 말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슷한 내용을 담은 <더 핸드>란 책이 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의대 신경생리학자인 프랭크 윌슨 교수가 쓴 이 책은 “진정한 지식은 순수한 사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세계의 적극적인 조작, 즉 행동과 감성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손으로 자꾸 만지고 조작하는 기회가 많아지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월슨 교수는 손에 장애가 생긴 음악가들을 치료하면서 예술가의 손은 감성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는 꼭두각시 연출가, 마술사, 암벽 등반가, 외과의사, 보석가공사, 기타연주자, 물리치료사 등 많은 사람을 인터뷰했다.

그에 따르면 손은 뇌의 계획과 프로그램에 따라 단순히 수동적으로만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집어들고, 찌르고, 쥐어짜고, 만져보고, 배우고, 구별하고, 밀치면서 터득한 손 감각이 뇌의 정교한 신경망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눈과 입도 많은 양의 감각을 뇌로 전달하지만, 수동적일 뿐이다. 5개의 손가락이 서로 협력해 움직이는 활동은 수학자들도조차 도저히 해석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월슨 교수는 손 제스처가 인간을 인간답게 한 “말”의 모태였다고 본다. 손으로 어떤 것을 가리키면서 언어가 발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화났을 때 탁자를 치는 것은 지금도 가장 빠른 의사소통 수단이다. 사람에게는 이런 몸 동작이 출생 14개월 뒤 나타나지만 침팬지에게는 없다.

정치인들의 손동작도 훌륭한 언변 이상의 효과를 낸다. 게다가 이런 제스처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구실도 해준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 대학 심리학과 로보트 크라우스 교수는 손동작이 기억해내기 힘든 단어를 상기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손짓은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시각언어가 아니라, 어휘 기억장치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것이다.

최근 <아메리칸 저널 오브 사이콜로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도 손을 움직이지 않도록 막대를 꼭 잡고 있는 피험자들에게 단어를 찾도록 하는 퀴즈를 내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을 때보다 정답을 덜 맞히거나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 어반인분교 교수들의 실험에 따르면 여섯달 동안 피아노레슨을 받은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그림조각 짝 맞추기 능력이 3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유헌 교수는 “뇌의 일부가 중풍 등으로 마비된 환자도 손발 등을 자극하거나 운동시키는 물리치료를 실시하면 어느 정도는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사람은 오른손을 왼손보다 많이 쓰기 때문에 왼쪽 뇌는 비교적 발달하지만 오른쪽 뇌는 덜 활성화된다. 강호감 교수는 “아이들과 왼손으로 가위 바위 보를 해본다거나, 왼손으로 수직의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왼발로 수평 동그라미를 그려보는 놀이를 하며 좋다.”고 말한다.


양쪽 뇌 고르게 쓰면 건강에도 좋다.


좌뇌-언어 수리, 이성적 사고         건강하고 성공적 인생을 누리고 싶다면 우뇌와

우뇌-색깔 음악, 감성∙직관적        좌뇌를 균형 있게 사용 해야 한다. 최근 미국

직업∙성격따라 한쪽만 편중 사용    에서는 뇌를 균형 있게 쓰는 훈련을 함으로써

균형사용 요법 미국서 인기           마음과 육체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 뇌는 우뇌와 좌뇌 등 두 개의 반구로

돼있고, 두 개의 반구는 다리 구실을 하는 뇌량으로 연결돼 서로 협력해 정보를 처리하고 마음을 만들어 낸다. 두 반구는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정보처리 방식이 서로 다르다.

 좌뇌는 대상을 각각의 부품으로 쪼개서 본다. 또 정보를 조직하고, 분석하며, 언어∙추론∙수리 등 이성적 사고에 강하다. 반면 우뇌는 대상을 전체로 본다. 또 색깔∙ 모양 등 시각적 정보처리를 맡고, 감성적이어서 음악∙촉감에 반응한다. 또한 직관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업∙성격에 따라 어느 한쪽 뇌만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럴 경우 아이디어 고갈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한족에 뇌에 과부하가 걸려 기능이 약화된다. 한쪽 뇌의 편중 사용은 몸 회복 능력과 균형감을 파괴해 두통∙피로∙불면에 시달리게 한다. 얼마 전에는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은 이성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데카르트의 실수>란 책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워싱톤주 긱 하버의 심리치료사인 로빈 카터는 “뇌가 균형 상태이면 건강도 좋아지고 면역기능도 향상되며 기분도 좋아지게 된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체의학자∙한의사∙과학자 등이 중심이 돼 뇌의 편중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심신의학자인 앤 매콤은 뇌 편중 사  우뇌 편중사용 증상│          대        책                용을 고치기 위해 취미 치료를 쓰고

-멍청히 허공을    │-바둑∙장기 등 논리적 게임을 즐긴다.  있다. 그는 좌뇌를 지나치게 써서

 바라본다.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비평을 쓴다.     세금 정산하는 시기만 되면 두통과

-감정이 격양된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배운다.           턱 통증, 감기등에 시달리는 30대

-당황 겁먹음      │-십자 말풀이                          초반 한 경리 담당 여성에게 취미 

-정신 집중이      │-개인을 위해 쓰는 돈을 늘린다.        치료를 썼다. 의사는 이 환자가 오래

 어렵다           │-옷장 정리                            전에 가수가 되려고 한때 음악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우뇌

좌뇌 편중사용 증상 │    대         책                    사용을 자극하기 위해 음악처방을

-의사 소통의       │-창의적인 요리 만들기                내렸다. 다시 노래를 하고 기타∙

 어려움            │-춤                                   피아노 등을 연주하는 취미를 갖게

-걱정이 많다       │-경치 좋은 곳으로 드라이브           된 환자는 요즘 정산기에도 고통에

-문제 해결이 어렵다│-음악감상                            시달리지 않는다. 

-스케줄에 맞추기가 │-산책                                또한 3명의 자녀를 가진 한 주부는

 어렵다            │-아이들과 놀기                     아이들에게 시달리면서 우뇌를 많이                                                             써서, 신경질과 짜증을 많이 내 의사                                                            를 찾아 왔다. 의사는 주부에게 자신                                                            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 많이 하고, 자신 문제를 글로 정리하며, 신문을 많이 읽어 좌뇌를 많이 쓰도록 했다. 주부는 마침내 컴퓨터로 일을 많이 하게되면서 치료가 됐다. 네드 허먼은 지난 20년 동안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연구하면서 뇌 편중 사용을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허먼은 이 장치로 300명의 환자를 분석하면서 대부분의 직업이 뇌 한쪽만을 주로 사용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기술자∙회계관리자∙변호사∙과학자∙외과의사는 좌뇌에 부담이 되는 일을 많이 한다. 또 인사관리자∙유아원교사∙예술가∙사회활동가∙판매원∙기업가들은 우뇌를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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